인간의 정신, 마음, 의지를 다른 문화권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 心을 많이 썼던 동아시아 한자문화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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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은 갑골문에서 심장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그렸는데, 안쪽은 심장의 판막을, 바깥쪽은 대동맥을 그렸다. 소전체까지는 심장의 모습을 잘 유지했으나 예서 이후로 잘 알아볼 수 없게 변해 버렸다. 편방으로 쓰일 때에는 심(T)으로 써 글자의 균형을 고려했다.

‘설문해자’에서는 심장(心)을 음양오행 중 土(토)에 해당하는 장기라고 했다. 우리 몸의 五臟(오장) 중 肝(간)을 金(금), 脾(비)를 木(목), 腎(신)을 水(수), 肺(폐)를 火(화), 心을 土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한 것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思(생각할 사)나 想(생각할 상)에서처럼 사람의 생각이 머리가 아닌 심장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心으로 구성된 한자들은 대부분 사상 감정이나 심리 활동과 관련되어 있다. 그 때문에 사람의 성품도 마음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했다.

예컨대 情(뜻 정)에서처럼 사람의 심리 활동을 뜻하는 한자를 보면 志(뜻 지)는 선비(士·사)와 같은 마음(心)에서 강한 의지를, 怒(성낼 노)는 종(奴·노)의 마음(心)에서 분함을, 恩(은혜 은)은 의지(因·인)할 수 있는 마음(心)에서 은혜를, 悶(번민할 민)은 門(문)이 닫힌 것처럼 답답한 마음(心)을, 意는 마음(心)의 소리(音·음)라는 의미를 그려 냈다. 그리고 怨(원망할 원), 恨(한할 한), 恐(두려울 공), 悲(슬플 비), 悔(뉘우칠 회), 患(근심 환), 憤(성낼 분), 急(급할 급) 등도 모두 이런 의미를 담고 있다.

또 心은 사람의 성품(性·성)과 관련되어 사람의 덕성과 인품을 뜻하는데, 忠(충성할 충), 恭(공손할 공), 懦(나약할 나), 怠(게으를 태), 愚(어리석을 우) 등이 모두 그러하다.

그런가 하면 心은 몸의 한가운데 있고 생명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기관이기에 中心(중심)이나 核心(핵심)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고, 다른 생물체에서의 핵심이라는 의미도 갖게 되었다. 예컨대 예(꽃술 예)는 식물의 생장을 가능케 하는 가장 핵심적 존재 즉 ‘꽃술’을 뜻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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