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의 본질을 담아낸 한 마디: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양자역학의 최대 발견은 불교의 연기법이 말하듯 이 세상이 관계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우리가 ‘현실’ 혹은 ‘실재’라고 부르는 이 세계는 상호작용하는 실체들의 광대한 네트워크다; 이 세계 속에 있는 것은 확정된 속성을 가진 서로 독립된 실체가 아니라 다른 것과의 관계 속에서만, 게다가 상호작용할 때만 속성과 특징을 갖는 존재들인 것이다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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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의 본질을 담아낸 훌륭한 제목. 그리고 훌륭한 메세지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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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44214415619?NaPm=ct%3Dlqt61xsg%7Cci%3D1b372fdd3a4620252cf4f649c9a94c2d80d782ef%7Ctr%3Daibk%7Csn%3D95694%7Chk%3Dcdcdbe62552ce11e9d6484858a683747ebf609d3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모든 순간의 물리학≫ 의 저자 카를로 로벨리 최신작. 이 책은 북해의 섬 헬골란트에서 스물세 살의 독일 청년이 발견한 ‘양자론’에 대한 아이디어로 시작한다. 그의 이름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헬골란트 섬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양자론의 탄생과 해석들, 그로 인한 혼란 그리고 오직 ‘상호작용’으로만 이루어진 세계의 실체, 양자론의 ‘관계론적’ 해석에까지 이른다.
우리는 이 세상을 물질의 측면에서 생각하지만, 사실 ‘현실’이라고 부르는 이 세계는 ‘상호작용하는 실체들의 광대한 네트워크’다. 대상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바로 그 대상 자체인 것이다. 소년이 돌을 던지고, 돌은 날아가 공기를 움직이고, 나무는 태양으로부터 산소를 만들고, 사람들은 산소를 마시고, 산소를 마신 사람들은 별을 보고…. 이 세계는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있다. 전혀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대상이 있다면,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카를로 로벨리의 양자 이론이 밝히는 ‘세계의 실재’를 통해, 우리는 지금껏 전혀 보지 못했던 눈부신 ‘현실의 실체’를 직접 만져보는 듯한 경험을 한다. 동시에 우리의 선입견에 계속해서 의문을 던진다. 물질이 아닌 관계로만 이루어졌다면 이 세상의 기본 실체는 무엇일까? 세계에 대한 우리의 개념을 어디에 고정시켜야 할까? 나의 생각과 주관성, 가치, 아름다움, 의미는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 그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함께 탐구하며,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과 우주 안에서 우리의 위치를 이해할 수 있는 명쾌한 방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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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을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100년이 넘도록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물리학자 머리 겔만은 “양자역학은 우리 가운데 누구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지만, 사용할 줄은 아는 무척 신비롭고 당혹스러운 학문이다.”라고 말했다. 양자론에 대한 아이디어를 선구적으로 제시했던 아인슈타인도, 20세기 위대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도 “아무도 양자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썼다. 양자론을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니. 지금 이 순간에도 쓰고 있는 컴퓨터부터 원자력 발전소에 이르기까지 최신 기술의 기초가 되고, 공학자, 천체 물리학자, 우주학자, 생물학자들은 매일 이 이론을 사용하고 있는데 말이다. 심지어 고등학교 교과과정에도 이 이론의 기초가 포함되어 있다. 양자 이론이 탄생한 지 100년이 지났지만, 이는 지금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신간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세계적인 이론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는 이 수수께끼 같은 양자 이론이 ‘세계의 실재’ 모습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지, 양자 이론이 그려내는 현실 세계는 어떠한 모습인지를 진지하게 탐구한다.
로벨리의 탐구는 강한 바람이 부는 척박한 북해의 섬, 헬골란트에서 양자 이론을 꽃피운 젊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양자론의 탄생과 해석들, 그로 인한 혼란 그리고 그가 제시하는 오직 ‘상호작용’으로만 이루어진 세계의 실체, 양자론의 ‘관계론적’ 해석에까지 이른다. 이 여정의 전 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광활하고 방대하며, 과학과 철학의 영역을 경계 없이 넘나드는 통섭적 사고의 끝을 보여준다.
너에게는 실재하지만
나에게는 그렇지 않은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카를로 로벨리가 이 책에서 설명하는 ‘관계론적’ 해석은 무엇일까. 이 양자 이론의 핵심은, “양자론은 양자적 대상이 우리(혹은 ’관찰‘이라는 일을 하는 특정 실체)에게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기술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양자론은 어떤 물리적 대상이 다른 임의의 물리적 대상에게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기술한다. 다시 말해, 물리적 대상이 다른 물리적 대상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기술한다.
우리는 이 세상을 대상과 사물, 실체(과학 전문용어로 ‘물리계’라고 부르는 것)의 측면에서 생각합니다. 광자, 고양이, 돌, 시계, 나무, 소년, 마을, 무지개, 행성, 은하단 등등… 그러나 이 대상들은 각자 고고한 고독 속에 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서로에게 작용하고만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자연을 이해하려면 고립된 대상이 아니라 이러한 상호작용에 주목해야 합니다. 고양이가 똑딱거리는 시계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소년이 돌을 던지고, 돌은 날아가 공기를 움직이고, 다른 돌에 부딪혀 그 돌을 움직이고, 그 돌은 떨어져 땅을 누릅니다. 한 그루의 나무가 태양빛에서 에너지를 얻어 산소를 만들고, 마을 사람들은 그 산소를 마시며 별을 관찰합니다. 그리고 별들은 다른 별들의 중력에 이끌려 은하 속을 움직여갑니다. 우리가 관찰하고 있는 이 세계는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상호작
용의 촘촘한 그물망입니다. _본문 중에서
대상은 대상이 상호작용하는 방식 그 자체로 존재한다. 상호작용하지 않는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즉, 우리가 ‘현실’ 혹은 ‘실재’라고 부르는 이 세계는 상호작용하는 실체들의 광대한 네트워크다. 대상들은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에게 자신을 드러내고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카를로 로벨리의 ‘관계론적’ 해석을 바탕으로 한 양자론은 바로 이 ‘네트워크’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세계는 끊임없는 상호작용의 촘촘한 그물망이다. 대상은 처음부터 고유한 속성을 지닌 자립적인 실체가 아니라, 다른 대상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관련 속성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관계적 존재다. 사물의 속성은 대상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물과의 상호작용 속에서만 존재하며, 상호작용하는 대상이 달라지면 속성도 달라질 수 있는 두 대상 사이의 관계다. 한마디로 이 세계는 확정된 속성을 가진 대상들의 집합이 아닌 관계의 그물망이다.
_본문 중에서
이것이 로벨리가 말하는 양자 이론이 밝혀준 실재의 모습이다. 그렇게 드러난 세계는 ‘희박한 세계’다. 이 세계 속에 있는 것은 확정된 속성을 가진 서로 독립된 실체가 아니라 다른 것과의 관계 속에서만, 게다가 상호작용할 때만 속성과 특징을 갖는 존재들인 것이다.
돌은 그 자체로는 위치가 없고, 충돌하는 다른 돌에 대해서만 위치를 갖는다. 하늘은 그 자체로 색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올려다보는 나의 눈에 대해서만 색깔을 갖는다. 하늘의 별은 독립적인 존재로 빛나는 것이 아니라, 그 별이 속한 은하계를 이루는 상호작용 네트워크의 한 매듭일 뿐인 것이다.
따라서 양자 세계는 기존 물리학에서 상상했던 것보다 더 무르고, 일시적이고 불연속적인 사건들과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로벨리의 표현에 따르면 “베네치아 레이스처럼 정교하고 복잡하면서 연약하게 짜인 세계”다. 모든 상호작용은 사건이다. 세계를 이루고 있는 것은 이 가볍고 덧없는 사건들이지, 철학이 상정한 절대적인 속성을 지닌 무거운 물체 같은 것이 아니다.
카를로 로벨리는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가진, 자연에 대한 최선의 설명”이라고 덧붙인다.
세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그것이 과학의 힘이다
사실 낯설게 느껴지는 이러한 로벨리의 ‘관계론적 해석’의 양자 이론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 즉 세계의 실재에 대한 그림 또는 사물을 생각하는 개념적 틀을 새롭게 열어준다. 주체-객체, 물질-정신, 실재-사고 같은 이원론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이렇게 과학은 자신이 내내 가지고 살던 개념적 토대를 수정하고, 지금부터 바라보는 세상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할 수 있는 반항적이고 비판적인 사고의 힘을 준다.
때로 그것은 몇 가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작은 일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우리의 예상에 의문을 제기하여, 우리가 세계를 생각하는 방식의 개념적 문법 자체를 건드리는 일이 되기도 하죠. 그럴 때 우리는 우리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세계상을 업데이트합니다. 현실에 대해 생각하는 새로운 지도를, 세계를 조금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지도를 찾아냅니다. 이것이 바로 양자론입니다. _본문 중에서
그는 이 책에서 ‘과학적 사고가 이미 얻은 확실한 사실로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다. 양자론에 있어 더 유효한 설명을 찾기 위해 세상의 질서를 뒤집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모든 것에 다시 물음을 던지며 모든 것을 다시 뒤집어엎는 과정을 이야기하면서 말이다.
카를로 로벨리는 “세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그것이 과학의 힘”이라고 말한다. 아낙시만드로스가 지구를 떠받치고 있던 받침을 없애고, 코페르니쿠스가 지구를 하늘로 띄워 회전시킨 이래로, 세상에 대한 그림이 더 효과적인 형태로 끊임없이 다시 그려져온 것처럼.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우리에게 아주아주 자연스러워 보였던 것들을 버리고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는 진귀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카를로 로벨리와 함께 물리학이 가진 유의미한 재미, 무궁무진한 양자 세계의 진가를 제대로 깨닫게 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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