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병 환자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삶의 근본적 부조리


미야자키 하야오 부부가 한센병 환자들을 찍은 사진 전시회에 갔다가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는 일화가 떠오른다.

그만큼 충격적이고, 착잡한 기분을 느꼈다는 것일 게다.

 

예서 생각해본다.

 

한센병을 갖고 태어난 사람들의 인생은 당최 어떤 것일까?








너무 당연하게도 세상으로부터 벽을 쌓고,

스스로의 내면 안으로 침잠하는 인생을 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즉, 본디 외향적인 성격을 갖고 태어났어도

사회적 조건화에 의해 내향적인 인간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평생 사람들로부터 수군거림을 당하고, 

손가락질을 당하고

제대로 연애도 못하는 삶을 살텐데,

이들에게 진심으로 행복을 느끼고, 

또 인류를 위한 희생/봉사하는 삶을 사는 것이 당최 가능하기나 할까?


이들이 삶의 본질적 '부조리'를 초탈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 병신같은 세상과 대중들을 저주하고 증오하고, 자연의 부조리에 한탄하는 것이 너무 상식적인 것이 아닐까?

 

아로는 이런 부조리를 낳은 우주 자체에 먼저 분노한다.

 

...

 

참조

 

1. 한센인들은 사회에서 쫓겨나기 일쑤였고, 그러다 보니 정말로 범죄자가 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그러면 그런 소문이 더 심해지고... 실제로 태국에선 이 병에 걸린 환자가 아이들을 납치해 죽여 실제로 간과 여러 부위를 먹기까지 했던 일이 벌어졌다. 1950년대에 벌어진 사건인데, 당시 태국 군경은 애꿎은 소수 원주민들이 저지른 짓이라고 여겨 마을로 가서 들쑤셨다가 결국 한참 뒤에야 신고로 잡을 수 있었다. 다만 이마저도 당시 법원에서 한 진술과 범행이 발생한 시간대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논란의 여지가 있다. 검거된 범인은 정신병원에 갇혔다가 죽었는데, 시체를 박제하여 태국 방콕에 있는 시리랏(Siriraj) 종합병원 부속 의학&법의학 박물관에 전시하였었다. 이후 2020년에 60년만에 화장 처리되었다.

 

2. 당시 가톨릭 신부님이 한 말은 부모의 질병에 대한 낙인 때문에 아이들의 삶이 망가졌다는 거였어요. 그들은 학교에 갈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 정부 관계자 한 명이 완벽한 영어로 말하더군요. '한센병 환자들을 부모로 두고 있는 아이들 14,000명 다 데려가지 그래요' 라고. 정말 충격적인 순간이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이들을 한국에서 지워버리고 싶었던 거예요.


- 전 UN 대사 버니스 고트리브

 

3. 고트리브 씨는 정부 관계자로부터 한국의 한센병 환자들을 8,000명으로 줄여서 말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방송에선 나라의 이미지를 걱정했다고 추정했다. 그 외에 일반 국민들의 차별은 이런 식이다. '한센병 환자들의 2, 3세가 자신의 아이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걸 반대하는 시위는 전국에서 이어졌다. 그들을 차별이란 섬에 가둔 것은 평범한 시민들이기도 했습니다'.


4.  한센병 자체는 전염성이 약하지만 한센병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나도 안 좋게 굳어져 있기 때문에, 일단 한센병 치료원이 들어서면 그 동네 땅값은 흉흉한 소문에 휩싸여 폭락한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로 전염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 집값 하락을 막기 위해서라도 주민들이 반대하게 된다.


5. 한센인 격리 지역 및 시설에서, 한센인이 임신했다고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강제로 낙태하는 게 일제강점기부터 광복 이후 오랫동안 지속된 악습이었다. 이렇게 낙태된 일부 태아들의 시체, 그리고 시설 내에서 사망한 성인 한센인 남성의 시신은 해부되어 장기들이 각종 포르말린에 보관되었다.

 

6. 마리아네 슈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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