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자로 성공한 대만의 TSMC vs 정부출자로 실패한 일본의 엘피다 및 그 후속격인 라피더스; 결국 케인스주의나 신자유주의 같은 이데올로기가 천편일률적으로 옳은 게 아니라, 어떤 국가에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대만의 반도체 산업 진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987년 2월 21일에 공기업으로 설립됐다. 구체적인 날짜는 2001년부터 2014년까지 회계 리포트의 회사 프로파일 섹션에 언급되어 있다.
설립 당시에는 대만 행정원 소속의 산업기술연구회에서 전액 출자했다. 다만 직후 소수 지분으로 네덜란드의 필립스가 출자를 했고, 초반에는 후한 기술지원도 해줬다. 1992년 민영화되는 과정에서 정부 지분은 주식시장에 전량 공개 매각됐다고는 하나 지금도 여전히 지분의 6.68%는 대만 행정원 국가발전기금이 보유하고 있다.기사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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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토요타, 소니, 소프트뱅크 그룹, 키오시아, NTT, NEC, 덴소, 미쓰비시 UFJ 은행 등 일본의 주요 대기업 8사가 공동으로 차세대 반도체를 개발 및 생산하는 법인 라피더스를 설립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하기 시작하였다. 출자자 구성은 미쓰비시(미쓰비시UFJ), 미쓰이(키오시아[2], 토요타-덴소), 스미토모(NEC)로 대표되는 일본의 전통적인 3대 기업 집단, 그리고 소니와 소프트뱅크 그룹으로 대표되는 전후 일본의 신흥 기업 집단을 포함한다. 이들로부터의 소액 출자 외에도 일본 정부 차원에서 라피더스에 700억 엔 규모의 지원금 지급을 의결하였으며 향후에도 전폭 지원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2023년 5월 기준, 미국의 IBM으로부터 공정 기술을 라이센싱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를 위해서 라피더스는 자사의 기술자들을 연수 목적으로 IBM에 파견하고 있다.# 라피더스는 2027년부터 2nm급 비메모리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3]이며, 이것이 이 회사의 유일한 제품군이 된다.[4] 따라서 일반적인 파운드리 기업과 달리 레거시 뿐만 아니라, 다세대 공정라인도 시도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리고 당장 수익원이 없는 라피더스에 일본 정부는 3,300억엔을 지원할 방침이다. 초대 회장은 히가시 데쓰로 전 도쿄 일렉트론 회장이며, 초대 사장은 고이케 아쓰요시 전 웨스턴 디지털 일본 법인 사장이다.
단세대 공정라인 이외에도 라피더스 경영진이 내세우는 또 하나의 특징은 제조 철학에 있다. 두 가지 요점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하나는 싱글 웨이퍼 가공방식을 채택함으로써 대규모 양산 가능성을 완전히 희생하는 대신, 고객사별 맞춤형 생산을 가능케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전/후공정을 통합함으로써 라피더스가 자사 반도체 제품의 최종 생산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메인 공장 부지는 홋카이도 치토세시로 결정되었다.# 이는 대부분의 일본 전자회사들이 혼슈나 규슈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오로지 초미세공정에만 주력하는 회사인만큼 일본 국내에서 지진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홋카이도가 낙점되었다고 한다. 동일본 대지진에 메인 공장이 궤멸적 타격을 입은 것을 끝으로 10년 이상 공정 업그레이드가 중단되어버린 르네사스의 사례를 참고하였다고 한다.
2023년 9월 1일 홋카이도에서 공장 기공식을 개최하였다.#
2023년 5월 기준, 미국의 IBM으로부터 공정 기술을 라이센싱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를 위해서 라피더스는 자사의 기술자들을 연수 목적으로 IBM에 파견하고 있다.# 라피더스는 2027년부터 2nm급 비메모리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3]이며, 이것이 이 회사의 유일한 제품군이 된다.[4] 따라서 일반적인 파운드리 기업과 달리 레거시 뿐만 아니라, 다세대 공정라인도 시도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리고 당장 수익원이 없는 라피더스에 일본 정부는 3,300억엔을 지원할 방침이다. 초대 회장은 히가시 데쓰로 전 도쿄 일렉트론 회장이며, 초대 사장은 고이케 아쓰요시 전 웨스턴 디지털 일본 법인 사장이다.
단세대 공정라인 이외에도 라피더스 경영진이 내세우는 또 하나의 특징은 제조 철학에 있다. 두 가지 요점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하나는 싱글 웨이퍼 가공방식을 채택함으로써 대규모 양산 가능성을 완전히 희생하는 대신, 고객사별 맞춤형 생산을 가능케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전/후공정을 통합함으로써 라피더스가 자사 반도체 제품의 최종 생산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메인 공장 부지는 홋카이도 치토세시로 결정되었다.# 이는 대부분의 일본 전자회사들이 혼슈나 규슈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오로지 초미세공정에만 주력하는 회사인만큼 일본 국내에서 지진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홋카이도가 낙점되었다고 한다. 동일본 대지진에 메인 공장이 궤멸적 타격을 입은 것을 끝으로 10년 이상 공정 업그레이드가 중단되어버린 르네사스의 사례를 참고하였다고 한다.
2023년 9월 1일 홋카이도에서 공장 기공식을 개최하였다.#
라피더스와 비슷한 사례로 과거 일본의 DRAM 산업 부흥을 위해 정부 주도로 NEC, 히타치 제작소, 미쓰비시전기의 메모리 사업부를 모아 설립한 엘피다 메모리가 있었다. 엘피다는 2012년 사실상 파산해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인수되었다. 참고로 엘피다의 사명은 그리스어였으며, '희망'이라는 뜻을 가졌다.
다른 사례로 엘피다를 설립했던 3사의 비메모리 사업부를 통합해서 설립한 르네사스가 있다. 자체적으로 양산하는 프로세서 개발은 설립 직후에 40nm에서 그만뒀고[5] 최근 제품들은 ARM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설계한 것을 사용하고 TSMC에서 위탁 생산하고 있다.
엘피다와 르네사스의 사례처럼 지금까지 일본 정부와 일본의 전통적인 반도체 대기업들이 주도한 프로젝트들은 모두 실패했고, 라피더스의 전망에 대해서도 설립 직후부터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결집했음에도 각 사의 출자액이 10억엔에 불과한데다, 설립 당시의 기술 수준만 보면 당대 최첨단이었던 엘피다나 르네사스와는 달리 이미 타국에 비해서 수 세대나 뒤쳐진 상태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자금 마련에도 의문점이 있다. 테스트 라인 설치에 2조엔이, 양산 라인 설치에는 3조엔이 든다. 아무리 일본 정부의 반도체 재건 의사가 강력하다고해도 5조엔의 예산을 확보하기란 어렵다.###
라피더스의 사업 모델에서도 회의론이 있다. 고객사별 맞춤형 생산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나 전/후공정을 통합함으로써 라피더스가 자사 반도체 제품의 최종 생산자가 되겠다는 것 모두 지금까지의 파운드리 기업이 시도한 적이 없다. 사실상 현재 동종 업계에서 획일적으로 채택하여 검증되어 있는 제조 과정을 전부 뜯어 고치고 새로 만들겠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막대한 투자 비용과 초도 불량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거나 기반 기술을 보유하지 않는 신생 기업으로서는 모험적인 시도다. 그래서 2023년 기준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업계 종사자들은 라피더스의 사업 모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IBM의 도움을 받는다고 하지만 IBM 역시 오래 전에 글로벌파운드리에 반도체 제조 시설을 넘겨서 현재 예전만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결국, 붉은 여왕 효과처럼 잠재적 경쟁사들과의 신기술 격차를 따라잡기 어려워지는 상황을 타개하는 것이 라피더스의 최대 과제가 된 것이다.
다른 사례로 엘피다를 설립했던 3사의 비메모리 사업부를 통합해서 설립한 르네사스가 있다. 자체적으로 양산하는 프로세서 개발은 설립 직후에 40nm에서 그만뒀고[5] 최근 제품들은 ARM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설계한 것을 사용하고 TSMC에서 위탁 생산하고 있다.
엘피다와 르네사스의 사례처럼 지금까지 일본 정부와 일본의 전통적인 반도체 대기업들이 주도한 프로젝트들은 모두 실패했고, 라피더스의 전망에 대해서도 설립 직후부터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결집했음에도 각 사의 출자액이 10억엔에 불과한데다, 설립 당시의 기술 수준만 보면 당대 최첨단이었던 엘피다나 르네사스와는 달리 이미 타국에 비해서 수 세대나 뒤쳐진 상태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자금 마련에도 의문점이 있다. 테스트 라인 설치에 2조엔이, 양산 라인 설치에는 3조엔이 든다. 아무리 일본 정부의 반도체 재건 의사가 강력하다고해도 5조엔의 예산을 확보하기란 어렵다.###
라피더스의 사업 모델에서도 회의론이 있다. 고객사별 맞춤형 생산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나 전/후공정을 통합함으로써 라피더스가 자사 반도체 제품의 최종 생산자가 되겠다는 것 모두 지금까지의 파운드리 기업이 시도한 적이 없다. 사실상 현재 동종 업계에서 획일적으로 채택하여 검증되어 있는 제조 과정을 전부 뜯어 고치고 새로 만들겠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막대한 투자 비용과 초도 불량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거나 기반 기술을 보유하지 않는 신생 기업으로서는 모험적인 시도다. 그래서 2023년 기준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업계 종사자들은 라피더스의 사업 모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IBM의 도움을 받는다고 하지만 IBM 역시 오래 전에 글로벌파운드리에 반도체 제조 시설을 넘겨서 현재 예전만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결국, 붉은 여왕 효과처럼 잠재적 경쟁사들과의 신기술 격차를 따라잡기 어려워지는 상황을 타개하는 것이 라피더스의 최대 과제가 된 것이다.
[1] 라틴어로 '빠르다'라는 뜻이다.[2] 구 도시바 메모리. 도시바는 미쓰이 계열의 멤버이다.[3] 로드맵상으로는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TSMC, 삼성 파운드리에 이은 네 번째 2nm 양산 계획이다. 물론 사업 진입 초기인 인텔과 라피더스의 경우 이러한 로드맵이 현실화될 수 있을 지의 여부가 비교적 불분명하다.[4] FinFET 공정을 완전히 스킵하고 IBM의 도움을 받아 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만을 개발한다.[5] 설립 직후라고는 하지만 사실 제조 공정 열세에 빠진 것에 대응하기도 전에 회사가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자연 재해의 직격타를 맞아 추가 투자가 불가능했던 것이 르네사스가 반도체 설계 및 생산을 접은 결정적인 이유기에 이쪽은 다소 억울한 감이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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