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나 아마존도 고심하는 것 같은 이나모리 가즈오의 아메바 경영; 일반적으로 조직원 숫자가 200명이 넘어서게 되면 극도의 관료주의와 비효율성이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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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메바는 생물학에서 그 형태가 일정하지 않은 단세포 생물을 말하는데요. 이나모리 가즈오는 수많은 직원들이 일하는 복잡한 회사 조직을 직원 10여 명 안팎으로 이뤄진 아메바란 이름의 소규모 조직으로 나눠서 조직별로 매출과 비용, 채산성을 관리하는 경영기법을 사용했습니다. 거대한 회사 조직을 그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기능만 갖춘 아메바와 같은 소규모 비즈니스 조직으로 잘게 나눠서 관리하는 게 그의 경영기법의 핵심입니다. 

  

 사업 초기 그가 했던 고민은 오늘날 많은 중소기업 그리고 스타트업의 창업자와 경영자들이 하는 고민과 다르지 않습니다. 사업이 잘 돼서 회사가 커질수록 창업자가 컨트롤해야 하는 문제가 급속하게 늘어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 돼서도 창업자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조직이 제대로 돌아갈 수 없게 되는 거죠. 

  

  이나모리 가즈오는 아메바 경영에 대한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리던 순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직원이 100명 정도였을 때까진 나 혼자서도 충분히 회사 경영을 할 수 있었지. 회사를 소집단 조직으로 쪼개 보면 어떨까? 100명을 관리할 수 있는 리더는 아직 양성되지 않았지만 20~30명으로 구성되는 소집단을 맡길 수 있는 리더는 우리 회사에도 있지 않은가. 그러한 직원들에게 소집단의 리더 역할을 맡겨 개별적으로 관리하게 하면 어떨까? 그리고 어차피 회사를 소집단으로 구분할 것이라면, 그 조직을 각각 독립채산제로 관리하게 하면 어떨까? 회사를 비즈니스 단위가 될 수 있는 최소 단위로까지 분할해 그 조직에 각각의 리더를 세워 소사장과 같이 이들이 독립적으로 채산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면 좋지 않을까?” 

  

젊은 시절의 이나모리 가즈오


  청취자분들을 위해 잠시 설명드리자면 독립채산제란 한 기업 안에 속해있는 여러 부서나 공장의 매출과 비용, 수입과 지출을 부서별, 공장별로 따로 계산하도록 하는 경영관리기법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독립채산제가 도입되기 전까지는 A부서와 B부서, C공장의 매출과 비용을 따로 계산하지 않고 하나로 합쳐서 전체 회사 단위로만 매출과 비용을 확인했다면 독립채산제 도입 후로는 A부서, B부서, C부서가 각각 자신들이 올린 매출과 이를 올리기 위해 사용한 비용을 따로따로 계산하도록 합니다.

  

  사실 독립채산제는 국내 기업들 중에서도 도입한 곳이 많아서 이것만 놓고 보면 아메바 경영이 특별할 게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아메바 경영은 일반적인 독립채산제와는 여러모로 구별되는 특징들을 갖고 있는데요. 바로 경영에 시간과 속도 개념을 매우 밀접하게 도입했다는 점입니다.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같은 회계 문서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기본적인 회계 지식이 필요한데요. 이나모리 가즈오는 모든 직원들에게 전문적인 회계 지식을 갖추라고 요구하는 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원들이 숫자 하나만 보고도 자기 부서가 돈을 제대로 벌고 있는지 그러지 못한 지, 생산성이 어제보다 나아졌는지 떨어졌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도입한 게 바로 ‘시간당 채산성’이란 개념입니다. 

  

  

  시간당 채산표는 쉽게 말씀드리면 매출에서 그 매출을 올리기 위한 비용을 뺀 다음에 그 차액을 직원들이 그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들인 전체 노동시간으로 나눈 값입니다. 방금 말씀드린 비용 항목에는 직원들의 인건비는 포함하지 않습니다. 인건비까지 경비 항목으로 포함하면 월급이 높은 직원들이 많은 부서나 아니면 직원 수 자체가 많은 부서는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도 시간당 채산성을 높이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해드리면 제가 만약에 스마트폰 케이스를 만들어서 납품하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면 이번 달에 스마트폰 케이스를 팔아서 100만 원을 벌었고 그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서 인건비를 제외하고 40만 원을 썼고, 스마트폰 생산을 위해 10시간을 투입했다고 하면 100만 원 빼기 40만 원, 그러니까 60만 원을 노동시간인 10으로 나누면 되는 거죠. 그렇게 되면 시간당 채산성 6이라는 값으로 나옵니다. 이것보다 시간당 채산성을 끌어올리기 원한다면 부품값, 전기비, 가스비 등 경비를 줄이거나 아니면 제품을 만드는 데 드는 노동시간을 줄이면 되는 겁니다. 

  

2018년 나온 그의 책 인덕경


전문적인 회계 지식이 없더라도 회사 직원 누구나가 쉽게 자신의 생산성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듦으로써 이나모리 가즈오는 직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생산성 향상에 나서도록 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당 채산성을 높이자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기에 직원들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불필요한 업무 절차를 없애는 등 보다 빠르고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나모리 가즈오가 도입한 아메바 경영은 회사에 또 다른 매우 큰 이점도 안겨다 줬습니다. 아까 방송 초반에 오늘날의 회사들은 앞으로 회사를 이끌어갈 인재들을 키우기 위해 유능한 중간관리자를 MBA에 보내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아메바 경영에 따라서 10명에서 30명 사이의 소규모 아메바 조직을 이끌게 된 리더들이 나오게 되면서 앞으로 장차 교세라를 이끌어나갈 유능한 인재들을 실전 업무에서 키워낼 수 있었습니다. 각 아메바는 매출과 비용을 따로 계산하고 사업계획도 스스로 수립하는 독립적인 비즈니스 단위이기 때문에 이곳의 리더는 조그만 회사의 최고경영자나 다름없는 역할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아메바를 거치며 다양한 실전 경영 경험을 쌓은 리더들을 육성할 수 있었기에 교세라는 유능한 인재를 키워낼 수 있었습니다.

  

한때 승려가 됐을 정도로 불교에 귀의했었다

  오늘은 <명문대 텃세에 쫓겨난 27세 공학도, 직원 7만 명, 세계 500위 글로벌 기업을 만들다, 아메바 경영>이란 주제로 방송을 진행했는데요. 제가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기법에 대한 보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그가 직접 쓴 책을 참고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청취자 여러분 모두 오늘 하루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ttps://www.donga.com/news/Main/article/all/20131207/59391211/1?rec=1


입력 2013-12-07 03:00업데이트 2013-12-0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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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신’ 이나모리 회장, 쫄딱 망한 JAL 살리기 1155일간 기록
◇이나모리 가즈오 1,155일간의 투쟁
오니시 야스유키 지음·송소영 옮김/272쪽·1만5000원/한빛비즈
팔순을 앞둔 나이에 일본의 민간기업으로 최대 파산의 위기에 몰린 일본항공(JAL)의 구원투수로 투입돼 1년 만에 흑자, 2년 만에 역대 최대 흑자, 2년6개월 만에 증시재상장의 신화를 쓰고 회사를 떠난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 교세라그룹 명예회장. ‘경영의 신’이란 별호가 괜히 붙은 게 아님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게티 이미지팔순을 앞둔 나이에 일본의 민간기업으로 최대 파산의 위기에 몰린 일본항공(JAL)의 구원투수로 투입돼 1년 만에 흑자, 2년 만에 역대 최대 흑자, 2년6개월 만에 증시재상장의 신화를 쓰고 회사를 떠난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 교세라그룹 명예회장. ‘경영의 신’이란 별호가 괜히 붙은 게 아님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게티 이미지
무언가를 간절히 바랄 때 우리는 100일 정성의 기도를 한다. 과학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60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우리 몸은 약 100일이면 전부 새 세포로 바뀐다. 그래서 100일이면 모든 세포와 의식이 간절히 원하던, 정성이 깃든 새 것이 만들어지게 된다.

그런데 거대한 조직체의 의식과 구조를 바꾸는 데는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1000일이다. 구성원의 생각을 바꾸는 100일과 그 의식이 각 조직과 구조로 파고들어 가는 데 10배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세라 그룹의 창립자인 이나모리 가즈오는 회생 불능이라고 판명된 일본항공(JAL)을 살려내는 데 1155일을 쓴 것이 아닐까? 이 책은 그 1000일 정성의 생생한 보고서다.

2010년 일본을 떠들썩하게 했던 JAL의 파산 당시 JAL이 안고 있던 부채총액은 한화로 약 20조5000억 원으로 일반 기업으로서는 최대의 파산이었다. 하지만 ‘경영의 신’으로까지 불렸지만 일선에서 은퇴한 이나모리(당시 78세)가 단 세 명의 측근만 데리고 구원투수로 투입되고 13개월 후인 2011년 3월 결산 때 JAL의 영업이익은 약 1800억 엔으로 갱생계획 목표액보다 약 1200억 엔이나 웃돌았다. 2012년 3월 결산에는 2049억 엔으로 과거 최고액을 경신했다. 2012년 9월에는 파산 2년 8개월 만의 도쿄증권거래소 재상장이라는 최단 기록을 세웠다. 두말할 여지가 없는 ‘V자 회복’이었다. 과연 무엇이 이것을 가능케 했을까?

가장 중요한 첫째 노력은 ‘사원 행복 추구’라는 이나모리의 기본 철학이 JAL에 전파된 것이다. 기장조합 승무원조합 등 급진적인 8개 노동조합과의 노사 대립 역사를 가지고 있는 회사의 조직원에게 모든 정보를 공개하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주주를 위해서도, 관재인(파산 기업의 재산관리인)을 위해서도 아닙니다. ‘전 직원의 물심양면에 걸친 행복 추구’입니다. 경영의 목표는 이것 하나로 승화해서 JAL 재건에 힘을 쏟으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 경영정보를 모든 사원에게 공개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3만2000명의 남아 있던 직원과 경영자들은 한마음으로 변한다.

둘째는 기본적인 소양 교육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소중히 여기게” “거짓말을 하지 말게” “다른 사람을 속여서는 안 되네”라는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 나올 법한 이야기들을 이나모리는 계속적으로 강조했다. 그런데 그는 ‘거짓말을 하지 마라’라고 말한 뒤에 반드시 이렇게 덧붙였다. “이번 달에 계상(計上)해야 할 비용을 다음 달로 넘겨 문제를 미뤄두거나, 실제로는 경쟁사에 고객을 다 빼앗겨 놓고 ‘경기가 안 좋아서’라고 보고를 합니다. 비즈니스맨이라면 누구나 한두 번은 해본 적이 있을 겁니다.” 늘 거짓말을 하는 조직원들이 어떻게 좋은 회사를 만들 수 있을까? 그런 당연한 것들을 실천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내 부정이 횡행하고 실적이 떨어진 것이다. 도덕성의 기본 교육은 JAL의 문화를 바꾸어냈다.

셋째, 특유의 ‘아메바 경영’으로 JAL의 3만 명을 10명씩 팀으로 나눠서 월말에는 그 팀의 승패를 확실히 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단세포 생물체를 의미하는 아메바 경영은 조직을 아주 작은 단위로 나누고 그 단위의 수지를 계산해 흑자와 적자를 구별하는 경영기법이다. 아메바 경영을 실행하고 나자 조종사가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고 자기 전용 컵을 가지고 다니고, 정비사는 지금까지 버려온 기름때가 묻은 장갑을 빨아서 다시 사용하면서 모두가 경영수지 개선에 동참했다. 그리고 ‘나도 JAL의 재건에 공헌했다’는 실감을 느끼며 ‘사원 전원이 경영자’라는 의식이 생겨난 것이다.





또 아메바 경영을 통해 전표 쓰는 법이나 회의를 진행하는 방법과 같이 실제 업무에 필요한 능력을 키우고, 세세한 업무부터 바꿔가다 보니 JAL 직원의 업무 자세가 완전히 달라졌다. 대략적인 중기계획밖에 세우지 못했던 회사가 부문별 날짜별로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고, 자신이 오늘 회사 이익에 공헌했는지 아니면 적자를 냈는지 한눈에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JAL에서는 예전에는 2개월이나 걸렸던 국제선의 편당 수지를 지금은 나흘이면 알 수 있게 되었다. 아메바 경영을 통해 모두가 숫자를 보는 경영이 가능해진 것이다.

서진영 경영학 박사 자의누리경영연구원 원장서진영 경영학 박사 자의누리경영연구원 원장
△2만 명 가까운 인원 감축을 시행한 후에 남은 3만2000명의 직원을 지켜내는 것 △일본 항공업계 대기업이 ANA 하나만 남아 건전한 경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독점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는 것 △JAL 재생 실패가 줄 일본 경제에의 악영향을 막아내는 것. 이 세 가지 대의를 가지고 JAL의 재건을 맡았던 이나모리는 “3년간 전력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뒤 올해 3월 표표히 회사를 떠났다. 경영자 한 명의 철학이 얼마나 큰일을 이뤄낼 수 있는지를 여보란 듯 보여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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