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빈살만이 건축학적으로 말이 안 되는 네옴시티 건설을 추진하는 꿍꿍이는 무엇인가? 병신이라서? 아니면 옥사곤 등에 기업을 유치하려고? 대외적으로 사우디를 알리려고?

 
Is the Saudi Mirror Line Possible?




건축가 유현준이 설명한 위 유튜브 영상에도 나오듯이, 주요 계획들 중 더 라인의 높이 500 m짜리 마천루를 100km가 넘는 길이로 만든다는 정신 나간 계획을 두고 이미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많이 있다. 높이가 500m라면 거의 롯데월드타워에 가깝다. 이만한 마천루를 마치 성벽처럼 100km가 넘는 길이로 지상에 짓는다는 계획이다. 그래서 계획 이름부터 '더 라인'인것.

일단 지어진다고 가정하더라도 문제가 많다. 우선 마천루-도시가 마치 실선처럼 땅을 가로지르면 광대한 지역의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임이 자명하다. 특히 공중에서 비행으로 이동하는 조류에게는 실로 재앙이라 할 만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당장 최장 20km 남짓에 마천루 사이사이에 공간이라도 있는 뉴욕 맨해튼에서도 해마다 조류 20여만 마리가 빌딩에 충돌하여 죽는다고 추정한다.

지상 동물들에게도 이동에 심각한 제약이 생길 것이다. 이미 고속도로 등이 생태계를 분리시키는 문제가 있어 생태통로등이 건설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는 지역에 사실상 장벽을 쌓는 것이라 생태계에 매우 큰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더 라인이 건설되는 지역은 사막이라 생태계 파괴 문제는 비교적 적을 수도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컨셉 영상에는 저층에 나무나 식물들이 자라고 햇빛이 잘 비치는 듯이 나왔다. 하지만 너비 500m짜리 좁고 긴 공간에 높다란 건물이 빼곡하니 햇빛이 저층까지 제대로 비출 리가 없다. 설령 태양광이 들어온다고 할지라도 일조시간은 매우 짧을 것이기 때문에, 인공 태양광 같은 인위적인 방법을 쓰지 않는 이상 식물들이 정상적으로 자라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저층에는 햇빛이 잘 안 들어오고 고층에는 햇빛이 잘 들어오는 극과 극의 환경으로 도시를 지으면 디스토피아 영화들처럼 빈부격차가 커질 확률이 매우 높다. 생각해 보자. 조명을 인공조명에 의존하고 전기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으면 밤처럼 어두워지는 곳에서 살고 싶은가? 아니면 자연광이 잘 들어오고 활기차며 밤낮의 구분이 확실한 곳에서 살고 싶은가? 돈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무조건 고층으로 올라갈 터, 고층 주거지와 상가들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다. 돈이 애매하게 있거나 부족한 사람들은 고층은 꿈에도 꾸지 못하고, 상류층들만 고층을 차지할 공산이 크다. 저층이 슬럼화되고 빛까지 안 들어오면 홍보영상의 미래적 도시보다는 구룡성채, 사이버펑크식 지하 도시, 심하면 하이브 시티에 가까운 모습이 될 거라는 예측도 있다.

물리학적인 문제도 많다. 위의 영상에서도 고층에서는 여압의 문제로 컨셉영상의 테라스같은 환경을 조성하는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가장 큰 우려로는 더 라인은 빌딩풍등 고층건물에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바람에 대한 대책이 하나도 없다. 말 그대로 벽같은 수직 형태가 쭉 이어지는지라 고층부는 바람의 압력을 엄청나게 받는 구조이며 이는 건물 안정성에 매우 위협적인 구조이다. 또한 커튼 월식 구조물에서 외부 벽에 의해 빛이 반사되어 발생하는 각종 문제점 또한 매우 심화된 형태로 벌어지게 된다.

재난에 대한 대책도 우려된다. 고층건물 화재는 안 그래도 진압하기 어려운데, 두 동의 길쭉한 고층건물들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옆으로 겉잡을 수 없이 불이 번져나갈 수 있으며, 차도가 없고 차량이 없는 도시가 목표이기 때문에 소방차 등의 진입도 제한되며 또한 대피를 위한 창문이나 외부 출입문 또한 제대로 된 묘사가 없어 저대로 나올경우 내부의 거주자들의 대피 동선 확보 또한 제대로 될 가능성이 없다는 평가도 있다.

방위에 대한 대책 또한 우려된다. 기존의 원형이 아닌 직선의 도시구조는
전투기 한대만으로도 소이탄 등을 융단폭격하기 쉽기 때문이다.
직선적인 구조 자체가 비효율적이라는 비판도 많다. 직선적인 구조상 한 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거리가 좁아진다. 평면적 도시에서 주위 10km만 다닌다면 10^2×3.14=314km2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지만, 너비 0.2km의 긴 선 모양으로 도시를 짓는다면 10×2×0.2=4km2밖에 다닐 수가 없다. 평면적 도시에서는 이 값이 제곱으로 늘어나지만, 직선적 도시에서는 이 값이 정비례로 늘어난다. 그렇기에 한명이 다닐 수 있는 거리가 좁아지고, 사회기반시설인 병원이나 소방서, 경찰서 등은 접근성이 좁아져 더 많이 지어야 하기에 비용이 더 든다.

170km란 길이만을 가지고 홍보하기에 눈치채기 어려운 사실이지만, 200m 두께의 아주 가느다란 선 형태기 때문에 도시 전체의 면적은 불과 34제곱킬로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딱 서울시 송파구만한 면적(33.87km^2)을 500미터짜리 고층 건물로 완전히 채운 형태인데, 이걸 길게 늘어뜨렸다고 해서 장점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또한 물류도 상당히 비효율적인 설계인데, 만일 집이 한쪽 끝에 있는데 가야 하는 곳은 반대쪽에 있다면 최대 도시 전체의 길이인 170km를 횡단하는 대횡단을 해야 한다. 그리고 도시를 길이로 가로지르는 모든 교통과 물류가 중심의 좁고 긴, 한 공간에 집중된다. 물론 차량이나 차도는 없는 만큼 교통 혼잡은 훨씬 줄어들 것이고, 드론이나 철도, 고가도로나 지하도로 건설 등으로 이를 해결할 예정이며, 고층건물들인 만큼 접근성 문제도 수직으로 접근성이 생김으로서 완화되겠지만, [고층건물 여러 채를 짓는 거보다는 훨씬 비효율적인 해결책이라는 평. 특히나 사고라도 나면 어떡할 것이냐는 문제가 있다. 일반적 도시라면 길이 막혀도 우회도로를 타면 어느 정도 해결되지만 도로 하나에 모든 것을 의존하니만큼 이 도로가 마비되면 도시 전체가 마비되는 심각한 상황이 된다.

이때문에 네옴을 "친환경적" 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그린워싱일 뿐이라고 하면서 빈 살만의 망상이 지나치다는 반응이 있기도 하며 일부는 더 라인은 이목을 받아 옥사곤등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떡밥이라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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